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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고궁,사찰,기타)

창경궁 1 - 춘당지 (08. 11. 13)

by 柔淡 2008. 11. 24.

오전까지 아주 맑던 하늘이 오후엔 구름이 잔뜩끼어 아주 흐리다.

우리나라의 가을날씨는 항상 오전에는 구름한점없이 맑다가 오후에는 희뿌연 스모그가 끼거나 구름이 끼어 흐려지곤 한다.

단풍은 햇빛이 없으면 그 아름다움이 반감된다.

 

춘당지  

자경전 터에서 내려오면 보이는 커다란 연못인 춘당지(春塘)는 이 기대앉은 응봉의 물을 끌어들여 잠시 품었다가 금천으로 흘려보낸다.

그러나 현재 춘당지는 본모습이 아니다. 현재 춘당지는 네모반듯한 조선시대 인공못과는 달리 우둘

투둘한 호리병 모양이다.  자경전 터에서 내려와 바로 보이는 것은 원래 춘당지가 아닌 내농포라는,

왕이 농사 시범을 보이던 논이 있던 자리이다. 못가를 한참 둘러가면 작은 다리가 나오는데 그 위쪽

연못이 모습은 약간 바뀌었지만 원래의 춘당지이다.

일제시대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격하시키면서 내농포를 파내고 원래 춘당지에 잇대어 못을 만들어 놀잇배를 띄우고 놀았다고 한다.

춘당지 너머 북쪽으로 힐끗 보이는 유리건물은 아직 남아있는 식물원의 흔적, 대온실이다.

원래 조선시대 춘당지와 그 북쪽 일대에는 창경궁과 창덕궁의 구별 없이 원유 공간이 펼쳐져 있었고,

이를 후원, 북원, 또는 금원이라 불렀다.

후원은 단순한 휴식 공간만이 아니라 과거시험이나 군사 훈련, 활쏘기, 종친 모임, 왕의 농사 시범 등이 열리는 다목적 공간이다.

 

그러나 일제는 이곳에 ‘비원’이라는 잘못된 이름을 붙인 후 그저 흥청망청 놀기만 했던 곳처럼 보이려고 원래의 모습을 변형시켰고, 창덕궁에 황제가 살고 있었음에도 관람객을 마구 끌어들여 이 공간을 망가뜨렸다. 이 이름이 아직까지 없어지지 않고 끈질기게 남아 있는 것이다.

 

 

 

 

 

 

 

 

 

 

 

 

 춘당지 위쪽의 연못.

 

 

 겨울이면 보이던 유명한 춘당지의 원앙은 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날아 갔다가 겨울에만 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