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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경기·인천

포천 아트밸리 1 - (09. 05. 22)

by 柔淡 2009. 5. 23.

숨가빴던 1박 2일의 월성과 울산 출장을 마치고 금요일 하루 황금같은 시간을 얻었다.

여기저기를 생각하다 포천으로 행선지를 정하고 포천아트밸리, 평강식물뤈, 뷰식물원을 가보려고 했는데

집에서 조금 늦게 출발하다 보니 아트밸리와 평강식물원에만 다녀올수 있었다.

 

내가 정확하지 않은 지식으로 일일히 설명하기 보다는 한겨레 신문에 실린 기사를 인용하는게 좋을것 같아서 옮겨본다.

 

서울지하철, 인천공항, 청와대, 국회의사당 …. 수도권 기간시설의 건축재로 쓰인 화강암은 어디서 왔을까. 도로포장용 아스팔트에 쓰이는 깬돌과

아파트공사장 레미콘용 깬모래는 또 어디서 올까. 화강암 천지인 북한산, 불암산, 수락산, 남산 중 어느 한 곳일까?

아니다. 다름아닌 경기도 포천이다. 1960년대부터 50년 가까이 ‘질 좋은 포천석’이 43번 국도를 통해 서울로 서울로 실려가면서 국도변 2~3㎞ 이내의

푸른 산들은 흉물스럽게 벗겨지고 파헤쳐졌다. 현재 속엣것을 다 내주고 뻥 뚫린 데가 확인된 곳만 11군데 53만4천여㎡이다.

포천시청에서 남동쪽 5㎞ 떨어진 신북면 기지리 산중턱 14만2천㎡ 일대. 혜성·동인 등 석재업체가 반세기 동안 수백억원어치의 돌을 파내고 복구 예치금

으로 고작 1억5천만원을 내어 어린 나무들을 꽂아 두었던 산사태 위험지역. 흉물 폐채석장이 아름다운 문화예술공간인 ‘아트밸리’로 탈바꿈했다.

 

초입 홍보전시장을 지나면 20도 화강암 포장도로. 경사로를 오르면 조각공원으로 조성된 잔디밭이 나오고 길 옆 수직으로 깎아낸 바위에 검은 줄무늬와

페인트 흔적이 보인다. 철분이 녹아내린 흔적, 채석허가 범위를 표시한 것이다. 조금 더 올라 화강암 관문을 지나면 ‘포천캐년’이 나온다.

90도 깎아지른 60여미터 절벽이 좌우로 옹립하고 그 사이 청옥처럼 푸른 물이 절벽 그림자를 안고 고인 것이 아름다운 이국에 든 느낌이다.

하지만 바위를 찬찬히 뜯어보면 사각형 무늬가 차곡차곡 쌓인 것이 바윗덩이를 떼어낸 흔적이 고스란하다. 호수 역시 최고 수심 20미터. 엄청나게

메운 게 그정도다. 호수 저쪽 또다른 통로를 통하면 절벽 아래 ‘수변 공연장’에 이른다. 여름밤 색다른 공연을 펼칠 수 있다. 90도를 틀어 또다른 절벽은

말끔한 것이 영화스크린으로 안성맞춤이다. 왼쪽으로 난 길을 다시 오르면 단체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공연장이 있고 미술품 전시장으로 쓸 수

있는 건물이 세워졌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155억원을 들인 결과다. 아직 공식 개장을 하지 않았지만 아름답다는 입소문이 나 주말이면 100여명이 찾아온다.

포천시에서 어떻게 이런 창조적인 발상이 나왔을까.

“당장 돈 안 되는 일을 민간에서 할 까닭이 없죠. 애초 아이디어는 녹지과에서 나왔어요. 복구 흉내만 내고 방치하느니 절벽에다 큰바위 얼굴을 조각

하자고 했어요. ‘무모하다, 또다른 파괴다’라는 의견이 나왔고 그에 따라 문화예술공원으로 수정·확대됐어요.”

포천시청 아트밸리팀 권혁관 팀장의 설명이다.

 

재정자립도 30% 미만인 포천시에 포천석은 효자산업. 그동안 시를 먹여살린 것은 분명하지만 먼지·소음·식수오염 등 각종 민원이 끊이지 않은 것도 사실.

채석 인허가, 채취범위 준수, 복구 등 이권과 직접 관련된 탓에 뒷소문이 돌고 수시로 감사가 이뤄지는 등 공무원들 사이에 기피업무에 속했다.

50년간 포천의 대표산업이었는데도, 시내 어디에도 화강암으로 된 기념조형물 하나 없다.

권 팀장은 워낙 골치 아픈 일이라 그런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아트밸리는 앞으로 3년 동안 53억원을 더 들여 지하 1층, 지상 3층의 창작스튜디오, 암벽등반 시설, 폭포 등을 설치하게 된다. 또 민간자금을 끌어 460미터

모노레일과 게스트하우스 등을 지을 예정이다.

이르면 2011년부터 화강암 조각을 중심으로 한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그 결과물은 화강암 조각공원에 공개 전시된다. 이와 함께 각종 전시회,

음악공연, 축제 등이 철따라 열리게 된다.

포천시에서는 기지리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시내의 다른 폐채석장도 재활용할 계획이다. 가장 규모가 큰 동교동 폐채석장은 대규모 공연장으로, 두번째로

큰 내촌면 소학리 폐채석장은 골프·스키 등 스포츠레저 시설로 개발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

문화관광체육부에서는 지역 근대문화유산 재활용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국비를 지원해 줄 계획이다. 디자인공간문화과 한민호 과장은 “2014년 서울~포천

민자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서울에서 30분이면 도착하게 된다. 프로그램만 잘 운용하면 세계적인 명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글·사진 임종업 선임기자 blitz@hani.co.kr

 

 

인공폭포 위에서 내려다본 호수

공연장 

 

 

 

 

 

 

 

 인공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