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유산(고궁,사찰,기타)

창경궁 원앙 (08. 03. 02)

by 柔淡 2008. 3. 6.

창경궁의 연못 춘당지에 가면 항상 원앙이 머무르고 있다.

 

원앙은 우리나라와 중국, 소련, 우수리, 일본, 대만 등지에 분포한다.

암컷·수컷이 항상 함께 다닌다고 하여, 화목하고 늘 동반하는 부부를 빗대어 원앙이라고 한다.

원앙의 몸길이는 보통 43㎝정도이다. 수컷이 매우 아름다운데, 눈 둘레는 흰색, 뒷머리깃과 윗가슴은 밤색, 등은 청록색을 띠고,

가슴에 2개의 세로줄무늬가 있다. 또 노란 옆구리와 위로 올라간 선명한 오렌지색의 부채형 날개깃을 가지고 있다.

암컷은 몸 전체가 갈색을 띤 회색이며, 흰 점무늬가 있다. 배는 흰색을 띤다.
삼림이 울창한 산골짜기 계곡에서 생활하는데 겨울에는 저수지, 호수와 늪, 해변, 냇가에서 무리로 겨울을 난다.

주로 활엽수 나무구멍에서 번식하는데, 오리류 중 중국의 호사비오리와 같이 나무구멍에 번식하는 유일한 종이다.

한 배에 7∼12개의 엷은 황갈색 알을 낳고, 28∼30일이면 부화된다. 풀씨, 나무열매, 달팽이류, 민물고기 등을 먹는다.
원앙은 세계적으로 20,000∼30,000여 마리 밖에 남아있지 않은 새일 뿐만 아니라, 그 모습이 매우 아름다워 우리의 선조들로부터

사랑을 받아온 진귀한 새이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의 과학적인 연구결과 원앙이 그리 금슬이 좋은새는 아니라고 밝혀졌다는 글이 있어 소개해본다

 

원앙에 대한 오해

 

자연과 조화로운 삶을 살았던 선조들은 일상생활용품 문양 하나하나에 의미와 상징을 담아 표현하였습니다. 물고기는 기쁨을 의미하는 것으로 백일에 사용하였고, 회갑에는 장수를 바라는 수복(壽福)문자, 많은 자녀의 출산을 바라는 마음은 석류나 포도문양 등이 사용되었습니다. 특히 결혼에는 부부금실을 상징하는 원앙이 항상 등장합니다.

많은 동식물들 중에 우리 삶과 문화에 가장 밀접한 한 가지를 고르라면 원앙을 말할 수 있습니다. 물 속에서 원앙 한 쌍이 노는 것을 바라보면 정말 어느 사랑스런 연인보다 정겹기 그지없는 모습입니다. 세상에 그 누구보다 더 멋을 부릴 수 없는 것처럼 알록달록 온갖 화려한 빛깔의 깃털로 장식한 수컷원앙은 암컷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눈길을 빼앗곤 합니다. 그러나 아름다운 것이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지요. 예쁜 날개를 소유하고픈 사람들이 수컷원앙을 박제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제 막 혼인 예식을 치르는 신랑신부에게 근엄한 목소리의 주례자가 '원앙처럼 금실 좋게 살라'고 한마디 빼놓지 않고 신신당부하곤 합니다. 요즘은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신혼부부에게 나무로 만든 원앙 한 쌍이 선물로 주어지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원앙처럼 사이좋은 부부로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겠지요. 어디 이뿐인가요. 원앙금(鴛鴦衾)이라는 원앙을 수놓은 이불과, 원앙침(鴛鴦枕)이라는 베갯모에 원앙을 수놓은 베개는 신혼부부의 행복을 위해 당연히 주어지는 필수품이었습니다.

원앙이 시대와 역사를 통해 부부 금실의 상징으로 우리 삶 속에 깊이 들어와 있지만, 요즘 원앙에 대한 과학적인 조사가 이루어지면서 전혀 다른 원앙의 모습이 알려지고 있습니다. 언제나 함께 하는 부부 금실이 좋은 새라는 우리 바람과는 달리, 수컷은 암컷이 임신을 하게 되면 새로운 짝을 찾아 미련 없이 둥지를 떠나는 바람기 많은 무책임한 녀석이라는 사실입니다. 기차놀이 하듯 10여 마리의 새끼들을 홀로 힘겹게 키우는 암컷원앙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는 떠나버린 무정한 수컷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자신이 너무 화려해서 적의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새끼들의 안전을 위해 떠난 것이라고 원앙수컷이 항변할 것 같기도 합니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일까요? 아마 정답은 원앙들만이 알고 있겠지요.

이제 신랑신부에게 '원앙처럼 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생태적으로 볼 때 조금만 살다가 이혼하라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될 것 같습니다. 아무튼 금실 좋은 사랑의 상징으로 원앙이 등장했던 것은 그동안 원앙의 습성을 잘 몰랐던 우리의 무지 일 수도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랑이 지속되길 바라는 우리의 마음이 원앙에게 투영된 것일 수도 있겠지요.원앙은 오리과에 속하는 새이지만, 다른 오리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하나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물오리들은 수영을 하기에 알맞은 넓적한 오리발을 지니고 있어 하늘을 날다가 바로 나뭇가지에 앉지 못합니다. 그러나 원앙은 오리발을 지닌 오리이면서도, 특이하게도 높은 나무 가지에 앉아있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원앙은 도토리 열매를 즐겨먹기에 참나무 구멍에 둥지를 틀기를 좋아한답니다.

요즘 길을 나서면 잔잔하게 물이 흐르는 강가나, 작은 계곡이나 심지어 모내기가 끝난 논에서도 짝을 이뤄 정답게 사랑을 나누는 원앙을 쉽게 만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따사한 햇살 아래 오붓한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모든 원앙이 이렇게 행복한 모습은 아니랍니다. 짝을 찾지 못한 수컷 원앙들의 쓸쓸하고 외로운 모습들도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앙에게 짝을 선택하는 결정권은 암컷에게 있습니다. 수컷들이 암컷에게 간택을 받기 위해 화려한 깃털을 펼치고, 짧은 목을 삐쭉삐쭉 올려 요란스레 날갯짓을 하며 온갖 재롱을 떱니다. 때때론 이미 짝을 만나 정답게 노닐고 있는 암컷에게 다가가 혹시나 하는 맘으로 아양을 떨고 있는 짝 없는 수컷의 안타까운 모습도 종종 보입니다. 그러나 이미 결정된 암컷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지요. 괜히 찝쩍거리다가 임자 있는 수컷한테 쫓겨나고 맙니다.

화려한 수컷에 비한다면 암컷은 밭일 나온 시골 아낙네의 수수함 그 자체입니다. 그러나 암컷원앙의 다소곳한 모습과 맑은 눈망울이 제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원앙을 바라보며 참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는 하루입니다.

 

'서강 지킴이' 최병성 목사는 강원도 영월군의 서강 가의 외딴집에서 11년째 살고 있다. 영월 동강과 짝을 이룬 천혜의 비경인 서강 유역에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서려 하자 사재를 털어 반대운동을 펼쳤다. 최근에는 청소년 생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글과 사진을 통해 전하고 있다. 저서로는 '이슬이야기'와 '딱새에게 집을 빼앗긴 자의 행복론'이 있다. 홈페이지는 www.greenearth.or.kr

 

 

 

 

 

 

 

 

 

 

 

 

 

 

 

 

 

 

 

 

 

 

 

 

 

 

 

 

 

 

 

 

 

 이건 원앙이 아니고 청동오리같다.

 

 

 

 

 

 

 

 

 

 

 

 

 

 

 

 

 

 

 몇시간째 새사진만 찍고계신 진사님들.

 

또다른 이론

 

    원앙새의 불륜! 사실이라니!

    지금도 구식 결혼식장에는 어김없이 대령하는 것이 한 쌍의 원앙새다.
    원앙새를 결혼식장에 대령하는 것은, 두 사람의 결혼이 원앙새처럼 일생동안
    해로하여 행복하게 살라는 의미일 것이다.

    지금까지 필자도 원앙새의 부부는 매년 똑 같이, 일시적으로 떨어져 사는 일이 있어도
    일생 동안 내내 부부로 살아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책을 접하고서야 원앙새도 사람을 본받아? 불륜을 저지르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현대에 들어와서, 동물의 생태학이나 행동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이 원앙새를 연구한 결과, 자기들도 매우 의아(疑訝)했다고 한다.

    그들은 현대적인 “DNA-지문법”에 의한 감정(鑑定)으로,
    원앙새 부부가 기르는 새끼들과의 친자(親子)관계를 확실히 판정함으로서,
    원앙새의 부부관계를 밝힌 것이다. 

    원앙새는, 번식기가 가까워오면 원앙의 수컷은 암컷을 물색하여, 
    짝을 이루고, 자기들만의 구역을 가지고,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 조류(鳥類)다.

    암컷은 대개 4~7월에 9~12개의 알을 낳고, 1개월 정도 품는다.
    병아리는 알에서 깨자마자 나무에서 지상(地上)으로 날아 내린다. 
    그 후 40일 ~45일 정도면 독립한다.

    처음엔 원앙새의 부부는 새끼를 낳고 양육하며 열심히 살아나간다.
    그러다가  암컷은 지금의 남편보다 훌륭하고 매력이 넘치는 다른 수컷을 만나게 되면,
    정숙하던 암컷은 동요되어 불륜을 저지르고 만다.

    일시적인 불륜이 아니라 제2의 애인이나 첩의 행세를 한다.
    알지도 못하는 주인에게 몸을 바칠 뿐 아니라, 
    자신의 새끼도 아닌데 남의 새끼를 기특하게도 열심히 기른다.

    이러한 암컷의 혼외정사로 남편이외의 정자를 가진 암컷 원앙새가 약 10%에 이른다고 한다.

    학자들은 왜? 원앙새가 이런 행동을 할까하여 연구를 계속했다.
    그것은 불륜의 상대가 지금의 남편 원앙새보다 훨씬 더 우수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털의 색깔이 아름답고, 날아가는 속도도 빠르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들은 왜 처음부터 이 우수한 수컷과 짝이 되지 못했던가?
    암컷의 말을 빌리자면 이유는 “결혼 시점에서는 남편이 제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라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사람과 아주 유사하다.

    결혼한 후에 더 우수한 주인을 만났다.
    다만 그 우수한 수컷이 이미 다른 암컷과 부부가 되어 있어서 정식 부부로는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러한 원앙새는 사람으로 치면 제2의 처가 되든가 애인이 되는 것이다.

    인간 사회이면 도의적 판단을 내릴 테지만,
    새의 세계에서 암컷이 정절(貞節)을 지키다가는 멸종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멸종을 면하기 위해서는 암컷이 수컷을 선택하는 불륜이라는 것이다.

    즉 우수한 수컷은 체력이 있는 한 암컷의 교미(交尾)에 응하고 있다.
    또 암컷으로 말하자면, 암컷은 유전적으로 우수한 수컷을 선택하여 혼외정사로서도
    우수한 자손을 남겨 종족의 번영을 이루려는 것이다.

    실제로 우수한 수컷의 유전자를 획득한 암컷의 새끼들의 생존율은
    선택되지 못한 새끼보다도 생존율이 높게 나타난다고 했다.

    원앙새 암컷의 불륜은, 인간의 불륜과는 달리, 우수한 수컷의 유전자를 확립,
    선택지로 하여 우수한 자손을 남긴다는 장시간의 세월 속에서
    진화해온 불륜인 것으로 보인다.
    (요시노-고우이찌<생물이 자손을 남기는 기술>강담사,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