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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가을

[강원평창]가을 야생화의 여왕, 물매화의 화려한자태 1

by 柔淡 2010. 9. 19.

추석연휴가 시작되었는데 올 추석연휴는 유난히 길어 마음에 여유가 있다.

한달전부터 계획은 토요일 새벽에 일찍 출발해서 함평 용천사 - 영광 불갑사 - 고창 학원농원 메밀밭 - 고창 선운사의

꽃무릇을 둘러보고 오려고 했는데 올여름의 유난한 무더위와 잦은비로 아직 꽃무릇이 제대로 피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평창으로 물매화를 보러 다녀왔다.

 

둔내에서 고속도로를 내려가 태기산 풍력단지에서 일출을 보려 했는데 데이지가 꾸물거리는 바람에 일출은 놓치고

운무에 쌓인 치악산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바로 물매화가 피어나는 골짜기로 가서 가을 야생화의 여왕 물매화를 알현했다.

 

물매화는 내게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알게해준 꽃이어서 유난히 애착이 간다. 2001년 10월초 직장에서 일이 잘 안풀려서

아픈 마음을 안고 나홀로 지리산 노고단을 찾았는데 그때 노고단으로 올라가는 나무데크 계단 밑에 하얀꽃이

갑자기 눈에 띄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아주 작은 꽃인데 무척이나 예쁜 꽃모양을 갖고 있었다.

마침 그때는 흔치 않았던 디카를 갖고 있어서 그걸 찍었고 컴퓨터에 바탕화면에 올려두고 자주 들여다 보고 했었다. 

 

그리고 2002년 1월1일부터 매주 한번도 빼먹지 않고 등산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예쁜 야생화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와서 본격적으로 야생화를 찍기 시작했다. 요즈음은 등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옆지기와 보조를 맞추느라

여행으로 방향을 바꿨지만 근 6~7년동안 매주 야생화를 찍으러 다녔던것 같다.

 

요즈음도 여행을 하지 않는 주말에는 가끔 산행을 혼자 하면서 야생화를 찍으러다니곤 하는데 가을의 초입이 되면

꽃무릇과 물매화는 꼭 찍으러 다녔다. 물매화가 대량으로 피어있는 골짜기를 안지는 5년이 넘은것 같은데 한해도 거르지

않고 다녀온것 같다.

어느해는 수해로 골자기 전체가 떠내려 가기도 했고 어느해는 이상기후 탓으로 몇송이 밖에 피지 않았던 적도 있지만

그 골짜기에 들어서면 늘 마음이 행복해지고 하루종일 꽃을 찍어도 시간이 가는줄도, 배가 고픈줄도 모르는

내게는 참 인연이 깊은 곳이다.

 

올해도 비가 너무 자주 오고 기온이 높아 몇송이 밖에 피지 않았을것이라 지레 짐작하고 큰 기대는 하지않고 갔었는데

내가 5년정도 다녀본 이래 가장 예쁘게 많이 피어 있었고 봉오리 상태로 있는 꽃송이가 많아 근래에 드물게

가장 아름다운 물매화를 만날수 있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곳도 너무 많이 알려져서 수많은 진사님들이 계곡을 휘젓고 다니면서 온갖 쓰레기를 버리고 

그자리에서 밥도 먹고 차를 갓길 아무곳에나 주차해서 물매화나 다른 야생화들이 짓밣히고 있었는데

야생화를 찍으러 다니려면 적어도 꽃을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고 기본적인 예의는 지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매화

물매화과(―梅花科 Parnasssiaceae) 물매화속(―梅花屬 Parnassia)에 속하는 약 15종(種)의 키작은 다년생초.

북반구에 걸쳐 널리 자라고 있다. 덤불을 이루어 자라며, 꽃은 흰색, 녹색이 도는 흰색, 노란색을 띤다.
꽃가루받이를 할 수 있는 5개의 수술과 꿀샘만 있는 헛수술 5개가 교대로 나 있다. 수원지 근처의 습하고 그늘진 곳에
심기도 한다. 한국에는 물매화(P. palustris)와 애기물매화(P. alpicola) 2종이 고산지대의 양지쪽 습지에서 자라고 있다.
꽃은 8~9월에 피며, 키는 10~50㎝ 정도이다.
 

 

크기가 3~4cm 밖에 안되는 꽃안에 온갖 우주가 담겨있다는 느낌이 든다.

 

 

 

 

 

 암술에 빨간색이 묻어있는 듯한  물매화를 립스틱 바른 물매화라 하면서 사람들이 열광한다.

대부분의 물매화는 저런 색이 없는 밋밋한 꽃이다.

평창의 계곡이 크게 인기를 끄는 이유도  차가 군락지가 있는 마을안까지 들어갈 뿐만아니라 맆스틱 물매화가

다른곳보다 흔하기 때문이다. 

 

 

 

 

 

 

 

 어떤분이 립스틱물매화의 빨간색을 혼인색이라 하던데 그렇다면 계속 흰색만 피어있는 내가 알고 있는 대규모군락지는

어떻게 설명할것인가? 

 

 

 

 립스틱 바른것과 바르지 않은것은 모양부터 차이가 나는것 같다.

 

 

 

 수정이 끝나면 흰색이던 빨강색이든 오히려 갈색으로 바뀌는게 아닐까?

 

 

 

 들여다 볼수록 참 예쁘게 생겼다.

 

 

 

 


이번 주말에는 예쁜 물매화를 원없이 보았으니 다음주에는 남녘 절집으로 꽃무릇이나 찍으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