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초로 예정했던 휴가를 이런저런 사정으로 7월말로 조정하고 수험생인 고3 큰아들 뒷바라지에
옆지기는 휴가를 혼자 다녀오라고 선심을 쓴다.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 오랫만에 지리산에 가기로 하고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 일요일 오후에 귀경하는 안내산악회가 있다.
7. 25일 친구와 둘이 신청을 하고 주말을 기다리고 있는데 중부지방에는 하루에 300mm의 폭우가
쏟아지는 물난리가 났다. 그런데 지리산쪽에는 비가 오지 않아서 입산금지가 해제 됐다니 갈수도
없고, 안갈수도 없고...
이것저것 생각하다 금요일 저녁 11:00에 죽전에서 산악회 버스를 탓다. 지리산 밑 반선에 도착하니
29일 02:30분, 아침을 먹고 성삼재로 이동해 03:50분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꼭두새벽인데도 성삼재
주차장에는 승용차와 버스로 북적인다. 4개월만에 하는 산행인데 그런대로 컨디션이 좋다.
산행을 마칠때는 오른쪽 다리 근육에 이상이 생겨 수년간 산행중에 가장 힘들었던 산행이 될줄도
모르고...
어쨌든 새벽안개를 뚫고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오르는 산행은 상쾌하고 즐거웠다.
안개가 자욱하고 캄캄해서 사진기는 꺼내지도 못하고...
두시간 정도 걸으니 임걸령샘터가 나온다. 힘든 산행중에 마시는 물맛은 어디에도 비길수가 없다.
임걸령 샘터
이른 아침인데도 샘터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먼곳에서 빼꼼 파란 하늘이 보인다.
30여분 더걸으니 반야봉 입구인 노루목에 도착했다.
지난번 종주때도 반야봉은 들리지 않고 우회했는데 이번에도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2004년 피아골 단풍산행때도 같이 동행한 친구와 반야봉에 가려고 노루목에 도착해서 기다리다
너무 추워서 양주 한잔씩만 마시자고 하다가 한병을 비우고 반야봉을 포기한 추억에
둘이 낄낄거리고 웃었다. 이곳도 역시 산꾼들이 많다.
다시 30여분을 걸으니 삼도봉이다.
경남과 전라남북도 3도의 경계라서 삼도봉이다.
날은 밝았지만 안개가 자욱해서 사진을 찍기가 어렵다.
다시 30분을 걸으니 화개재에 도착한다.
여기서는 그런대로 전망이 좋아 멀리 구름덮인 산이 보인다.
화개재가는 계단길
화개재에서 바라본 풍경
화개재에서 토끼봉에 이르는 구간은 처음으로 마주치는 오르막 구간이라 거리는 짧지만
힘이 배이상 든다. 토끼봉을 지나 연하천까지 아무 생각없이 가다보니 2시간 30분이 걸린다.
연하천에서 아침을 먹고 나니 그제서야 기운이 나고 주변에 야생화가 보인다.
연하천의 주목은 오가는 종주꾼들의 번잡스러움을 바라보면서 늘 그자리에 저렇게 서있다.
아침을 먹고 주변의 야생화를 찍은다음 족탕도 하고 긴휴식을 취했다.
11:00에 다시 출발 형제봉, 벽소령대피소를 향해 간다.
졸립기도 하고 날씨도 흐리니 사진찍고 싶은 생각도 없고 오로지 앞으로 전진.
형제봉이 바라다 보이는 전망좋은 곳에서 잠시휴식을 취한다.
다시 걸음을 재촉해서 벽소령으로간다.
지리산 종주를 너무 말랑하게 보고 온것 같다. 4개월정도 데이지와 식물원에만 다니다 갑자기
산행을 하니 아침에 출발할때와는 달리 많이 힘들다. 연하천 출발한지 2시간만인 13:00에
벽소령에 도착했다.
벽소령의 빨간 우체통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벽소령 주변 풍경
오늘의 마지막 구간인 벽소령부터 세석산장.
덕평봉- 칠선봉- 영신봉을 거쳐가야 하는데 너덜길에 계단까지 가장 힘든 구간이다.
오랫만에 장거리를 걸으니 오른쪽 장단지에 통증이 온다.
사진기는 아예 배낭에 집어넣고 계속 걷기만 한다. 지난번 종주에비해 한시간 이상 더걸렸다.
세석산장이 보이는 곳에 이르러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다.
전에는 세석산장 주변과 촛대봉 일대의 운무가 환상이었는데 오늘은 하루종일 안개와 씨름이다.
세석산장
17:40에 산장에 도착해서 간단히 씻고 저녁먹은 다음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20시부터 자기 시작해서 일어나 보니 새벽 4시. 냄새와 코고는 소리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의외로 한두번 깨고 새벽4시가지 숙면을 했다.
오히려 나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잠을 제대로 못잤을 수도 있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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