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것들은 뭐했나 싶다" | |||||||||||||||
김포들꽃풍경 회원, 박진서, 황경화, 구경분씨 나란히 신간 상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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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자 기자 shim@city21.org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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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빗줄기를 피해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정담에서인지 들꽃 농원엔 연한 꽃향기 가득했다. 25일 저녁, 고촌면 풍곡리 '들꽃풍경' 농원. 인터넷 다음 daum '들꽃풍경' 카페 회원 아이디 '보견심님(박진서 70세)' '안나님(황경화 65세)' '참나리님(구경분 55세)'이 각각 상재한 '한생각 돌이키면'(선우미디어 출), '내 나이가 어때서?'(샨티 출), '나는 너를 좋아해'(그래그래 출) 공동출판 기념잔치가 열렸다. 60여 하객은 모두 들꽃을 매개로 만나 인연 맺은 회원들. 때문에 식장에 들어서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애칭 이름표와 따끈따끈한 새책 세 권씩을 받아들고 나란히 줄을 섰다. 저자의 손을 한 번 더 잡아보고 눈 맞추려는 기꺼운 절차였다. 카페에서 눈에 익은 서로의 애칭은 초면인 회원간에도 한번쯤 만났던 사람인냥 친숙함을 더해 손인사로 이어주는 힘이 있었다. 세 작가와 하객들은 '들꽃'이라는 공통분모 외에도 문학과 미술, 사진, 도예, 조각, 음악, 건축 등 문화예술계에서 연령의 경계를 넘어 서로의 세계를 인정하며 소통해온 까닭인지 격의없이 수수한 분위기도 색달랐다. 서울, 일산, 인천, 멀리는 강원도 영월에서까지 가족을 동반한 하객들이 한달음에 달려온 까닭도 어림 짐작됐다.
일기형식의 산문집 '한생각 돌이키면' 을 출간한 수필가 보견심님은 "다섯번째인 출판기념회 중 가장 행복한 파티"라며 "하객들이 가장 이쁘기 때문"이라는 비음섞인 특유의 애교성 멘트로 인사해서 웃음을 선사했다. 보견심님은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이면서 그칠줄 모르는 저작 활동으로 부러움과 존경을 한몸에 받고있는 방년 70세의 인텔리 할머니.책에서는 "한생각 돌이키면 님도 없고 나도 없이 법 또한 없다"는 무상의 인생을 노래 해놓고, 귀여운(?)여인의 바디랭귀지로 흥취한 분위기 돋우는 열정을 표현해서 "영원한 언니"라는 찬사와 박수를 받았다. '65세 안나 할머니의 국토종단기'라는 부제를 달고있는 '내 나이가 어때서?'는 처녀작 여행기. 안나님은 40년을 교단에서 아이들과 보낸 전직 교사로 지난해 3월 홀로, 전남 해남 땅끝마을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2천리길(800km)을 오로지 두 다리로 23일간의 국토종단이라는 과업을 완수했다. 진정한 자유인을 꿈꾸며 부모와 자녀, 남편과 직장에 얽매인 굴레를 스스로 벗고, 가족과 사람들 속의 나를 찾아 낮고 견고한 삶의 디딤돌을 차곡차곡 쌓아나간 인생여정을 함께 담았다. 안나님은 "종단 이야기를 씨줄로 살아온 이야기를 날줄로 엮었다"고 했다. 걸음걸음을 따라가노라면 투둑 떨어지는 눈물이 앞서간 이의 솔직한 용기에 바치는 진정의 찬사임을 숨길 수 없다. "이 들꽃화분을 마이크삼아 제 마음을 노래로 표현하겠습니다. 노랫말 1절에 나오는 바람은 이곳에 오신 남성들이고, 2절의 바람은 여성들입니다. 산위에서 부는바람 시원한바람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강가에서 부는바람 서늘한바람 그 바람도 좋은바람 고마운 바람......" 동화 작가 구경분님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50년에 태어난 현역 초등학교 교사다. '나는 너를 좋아해' 창작동화는 그녀의 여덟권째 저서로 배태랑 동화작가요 시인이다. 마음결 고운 교사가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교단의 체험을 아이들의 마음으로 조명했다. "예쁘게 태어나는 것도 어렵지만 예쁘게 사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을 나이 50이 넘어 알았다"는 참나리님은 회원들에게 동요속 "바람처럼 살자"는 제안으로 고마움을 전했다. 세 분의 따뜻하고 친근한 미소는 "사람이 산다는 것은 그렇게 자기가 존재하고 싶은 자리에 자신을 놓아두는 것"임을 젊은축들에게 일깨우는 메시지가 되었다. 踏雪野中去 눈 쌓인 벌판을 걸어갈 때는 국기에대한 맹세로 시작되는 틀에 박힌 식순이나, 사람들 모이는 곳에서 흔히 마주치는 정치인 한사람 뵈지 않는 행사장에서 카메라 들고 얼쩡대는 일이 좀 어색했어도, 서산대사의 한시가 가슴으로 되짚어진 잔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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