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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고궁,사찰,기타)

창덕궁 (특별관람구역) 6 - 나오는 길 (08. 10. 26)

by 柔淡 2008. 11. 3.

특별관람구역이나 일반관람구역을 돌아보고 나오는길은 끝부분에서는 같다.

이곳은 햇볕이 잘 들어서인지 부분부분 단풍이 곱게 들어있다.

 

 

 

 

 

 

 

 

 

 

 

 

 

 

 

 

돈화문을 들어서서 왼편으로 안내판 뒷편 일대에 꽤 나이가 들어 보이는 나무들이 서너그루 있다. 가시가 없고 크기도 큰 이 나무들은 괴목,

회화나무 또는 홰나무라 한다. 돈화문을 지나면, 느티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느티나무는 특히 우리나라, 우리민족에게 여러 가지 의미를 던져주고

있는 나무이다. 우리나라의 마을에는 대개 큰 정자나무가 있었으니 이때 가장 뛰어난 기능을 발휘한 것이 느티나무였다. 느티나무는 마을의 수호신

으로 군림하기도 했고 동네 사람들의 휴식처로 때로는 서당의 선생이 강학하는 민족의 애환이 모인 장소로 이용되기도 했다. 입구에서 만난 이

나무가 다른 어떤 나무보다 정답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이다.


느티나무와 회화나무는 한자로 쓰면 모두 “괴(槐)”가 된다. 괴는 주나라 이래 궁내에 심는 나무의 대표적 수종이다. 주례에 보면 주나라 시대에는

궁의 고문(궁성의 가장 바깥누문을 말함)과 응문(궁중의 정문)사이에 느티나무와 회화나무를 심어서 이 나무 밑에 삼공(영의정 좌의정 우의정)이

나란히 마주 보고 앉아 오는 이를 맞이하였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이 제도에 따라 궁궐 입구에 괴수를 심었다.

원래 경복궁의 광화문과 근정문 사이에도 느티나무와 회화나무가 심어져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총독부 건물의 건설 당시 사라져 버렸다. 물론 경희궁

터와 경운궁에도 느티나무가 있었다. 현재 신문로 시립박물관 동쪽 주변이나 정동일대에 군데 군데 보이는 거목들이 바로 궁궐에 속해 있던 느티나무들이다.

궁안에 심는 나무 하나에도 돌 하나에도 의미와 철학을 담는 우리 조상들의 대단함에 또한번 놀란다. 창덕궁 안 다른 곳에서도 가끔 눈에 띄는데, 나무에도

뜻을 심은 그 뜻을 헤아릴 수 있으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