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가 찾은 맛집

[여주]17년 전통의 깔끔하고 담백한 사찰음식 전문점, 걸구쟁이네

by 柔淡 2010. 11. 26.

경복궁을 두시간쯤 돌아보고 나니 11시반이다.

이제 세종대왕의 발자취를 따라 여주로 가는 길인데 토요일이라 차가 많이 밀린다.

한시간 반을 달려 겨우 여주에 도착했는데 차가 세종대왕의 릉이 있는 영릉지역으로 가는게 아니라 

반대쪽인 목아박물관쪽으로 간다. 점심을 먹으러 가는길이란다.

 

도착해보니 독특한 제목의 간판이 붙어있다. 걸구쟁이네.

걸구는 국어사전에서 밥을 많이 먹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인데 어렸을때 기억으로는

걸구 들렸다라는 용어로 쓰이기도 했다.

 

이 식당은 안시연 사장내외가 17년전부터 사찰음식 전문점을 표방하며 시작한 음식점이라고 한다.

안사장에게 어떻게 그때부터 이런 음식점을 할 생각을 했느냐고 물어보니 그냥 웃기만한다.

다만 어려서부터 음식에 관심이 많았고 특히 사찰음식에 관심이 많아 여러 스님들을 찾아 다니면서

사찰음식에 대해 배웠다고 한다.

바로 옆에는 불교전문 목아박물관이 있어 위치도 절묘하다.

 

여주 시민신문 인용

예로부터 수행하는 수도자나 스님들은 몸속의 火를 일으키는 음식을 섭취하지 않았다. 이를 오신채

(파, 마늘, 달래, 부추, 흥거)라 하며, 수행 중 부족한 기름기는 깨, 콩, 부각 등으로 보충했다고 한다.

여주군 강천면 이호리 목아박물관 옆 ‘걸구쟁이네(대표·안서연)’는 이러한 사찰음식을 일반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개량해 모든 음식에 오신채를 사용하지 않는다.

‘걸구쟁이네’에서는 어떤 메뉴를 선택해야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이곳의 메뉴는 ‘사찰정식’이다.
‘사찰정식’에는 산채샐러드, 부각, 과일 쌈, 묵사발, 도토리수제비, 두부 전, 여기에 돌솥 곤드레

나물밥과 밑반찬들이 나온다.

밑반찬에는 열무김치, 가지나물, 무말랭이, 깻잎 장아찌, 무장아찌, 산초장아찌, 숙주나물, 참나물,

고사리 등이 상에 나온다.

 세팅되어 있는 사찰음식 정식.

 식당에서 직접만든 두부. 무척 고소하다.

 도토리묵

 묵사발은 도토리묵이 적당히 잘 익은 김치와 김 가루, 깨 등과 궁합을 이루고

 메밀전병

 곤드레나물 비빔밥

 

 

김부각은 김에다 찹쌀 풀을 발라 튀겨내 바삭함과 고소함에 자꾸 손이 간다.

인심이 좋아 요구하면 추가로 더 갖다준다.

산채샐러드는 참나물, 당귀, 계절과일 등과 장아찌를 담글 때 사용하던 간장 및 천연 자연조미료를 이용해 일반인들의 입맛에 맞도록 새콤달콤한

소스를 얹고 그 위에 들깨가루로 마무리해 소스의 산뜻함과 들깨의 고소함이 일품이다.

 곤드레나물밥을 먹을때 추가적으로 넣을수 있는 나물들

 

 고추짱아치

 무우짱아치

 무우생채

 콩입짱아치

 

 

 가지찜

 시레기 된장무침

 사과짱아치

 도토리수제비 된장국

 마지막으로 둥굴레차

 실내장식도 독특하다.

 

 

 

 주인이 직접지은 건물

 시레기를 말리고있다.

 

 외관도 특이하다.

 

 

이집은 맛과 관련된 대부분의 TV와 신문, 잡지 등에 보도 되었는데 그런 광고가 하나도 없다,

그만큼 자신감이 있다는 이야기다.

 

내가 처음 사찰음식을 먹어본건 거의 40여년전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때 치악산 자락에 있는 백련사에 공부를 하러간 친구를 찾아 갔다가

점심을 먹게 되었는데 그때 나온 음식이 뽕잎튀김, 총각김치 였는데 정말 맛있게 먹은 기억이 난다. 그이후론 제대로된 사찰음식을 먹어본

적이 었다. 그래서 사찰음식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아직도 뇌리에 깊숙히 남아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