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주째 찾아온 화야산, 처녀치마를 만나고 데이지가 정성껏 싸준 도시락으로 맛있게 점심을 먹었다.
점심을 먹으면서 보니 조금전까지도 봉오리를 닫고 있던 주변의 얼레지가 속속들이 개화를 한다.
얼레지는 기온이 최소한 영상 15도 정도는 되어야 봉오리를 벌린다. 밤에는 봉오리를 닫았다가
이튿날 오전 11시 정도가 되어야 다시 벌리는것이다. 햋빛보다는 기온이 더 영향을 미친다.
거기서 몇가지를 담고 다시 얼레지 군락지로 내려오는길, 내가 올라오던 오전에는 탐사객이 몇명
보이지 않았었는데 얼레지, 노루귀, 꿩의바람꽃, 미치광이풀 들이 피어있는 곳마다 곳곳에
진사님들이 다양한 포즈로 야생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무 준비없이 그대로 엎드린사람, 나처럼 등산용 깔판을 갖고 다니는사람, 그중에 압권은
미장원에서 염색할때 쓰는 비닐 앞치마를 두르고 잇는 사람이었다.
그날 화야산을 찾은 진사님들은 족히 200여명은 되어 보였다.
꽃을 사랑해서 모였겠지만 군락지 여기저기엔 밣히고 꺽인 야생화의 잔해가 널부러져 있다.
우선 나부터도 조심해야 하는데....
그와중에도 물뿌리개를 가지고 꽃에다 장난치는 사람도 있었으니 앞으로 이슬맺힌 꽃을 찍은
사람들의 사진을 좀더 세밀하게 관찰해야겠다.
야생화는 자연 그대로가 가장 아름답다, 나뭇가지 정도 치우는거야 누가 뭐랄수 없지만
이끼를 배경으로 한답시고 이끼를 뜯어 다니는 사람, 물뿌리개를 갖고 다니는 사람 등등은
야생화를 만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얼레지는 봄에피는 대부분의 꽃보다 꽃송이 자체가 커서 사진으로 담기에 아주 까다로운 꽃이다.
가까이서 접사를 할때 웬만큼 조리개를 조여주지 않으면 촛점이 안맞은것 처럼 보인다.
이건 얼레지의 특징인 W자 무늬에 초점을 맞췄더니 꽃술은 핀이 나간것 처럼 보인다.
유난히 선홍색이다.
유난히 포즈가 좋은 모델이다.
얘내들도 얼짱이 있고 S라인이 있는것 같다.
군락중에 고고한 한 아이
물을 배경으로 찍엇는데 제대로 표현이 안되었다.
핀지 오래되면 색이 바래진다.
날씬한 모델들
오래되면 이렇게 변한다.
사람이나 동식물이나 나이가 들면 젊은것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점 추해지게 마련인데 나이들수록 자신을 어떻게 가꾸느냐는
오로지 그때까지의 인생을 살아온 자신의 몫인것 같다.
우아하지는 않더라도 추하게 늙지않는것, 그게 우리모두의 염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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