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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부산·울산·대구·경상

[대구]3대 55년동안 지켜온 고전음악감상실, 하이마트

by 柔淡 2012. 6. 27.

대구사격장을 나와 다음으로 간곳은 대구시내 중심가에 있는 하이마트 고전음악감상실,

처음엔 하이마트 전자제품 매장엘 가는줄 알았는데 하이마트가 독일어로 고향이란 뜻이고

이제 전국에서 두개만 남은 고전음악감상실이란 이야기를 듣고나서야 이해가 되었다.

 

중앙일보 5월4일자 기사를 인용한다. 

하이마트가 문을 연 것은 1957년 5월 13일. 6·25 전쟁이 끝난 뒤 어수선한 대구역전 번화가에 지금은 고인이 된

2대 김순희씨의 아버지 김수억(1914∼69)씨가 고전음악 감상실을 열었다. 고인은 전쟁 때 가재도구를 팽개치고

음반만 한 트럭 싣고 대구로 피란 내려온 음악 애호가였다.

그는 당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음악을 나눌 자리를 만들자”며 이 사업을 시작했다.

하이마트는 이후 현재까지 55년을 세태 변화에 아랑곳없이 클래식 음악을 들려 주었다. 사업성으로 따지면

동호인의 발길이 뜸해져 쇠퇴기에 들어선 지 이미 오래다.
무남독녀인 김씨는 “돌아가시기 전날 아버지께 ‘이제 제가 하이마트를 꾸려갈 수 있다’고 큰소리친 약속을 지키려

지금껏 애써 왔다”며 “돈이야 덜 벌면 덜 쓰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래서 지켜온 공간이 10년 전쯤 먼저 대구에

문을 연 ‘녹향’과 함께 이제는 전국에서 단 둘만 남은 고전음악 감상실이 됐다.

하이마트는 1970년대까지 대구의 문화 아지트였다. 전성기에는 하루 400여 명이 드나들어 종업원을 9명까지 둘

정도였다. 붐비는 날은 경찰이 가게 앞에서 손님 줄을 세웠고 장발의 청년들은 의자가 모자라 신문지를 깔고 앉아

음악을 들었다. 김춘수·신동집 등 대구 출신 시인들은 이곳에서 모임을 열었다.

하지만 80년대 들어 전축과 카세트 테이프가 대중화되고 음악 감상이 클래식보다 팝·가요로 흐르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90년대엔 이어폰을 꽂은 채 혼자 디지털 사운드 음악을 듣는 시대가 되면서 고전음악 감상실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갔다.

그나마 김씨의 아들 박수원(41)씨가 3대째 하이마트를 이을 든든한 기둥이 된 게 위안이었다. 감상실 소파에서 고전

음악을 들으며 엄마젖을 빨던 박씨가 99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리옹 국립고등음악원을 최우수로 졸업한 오르가니스트

겸 작곡가가 된 것이다.

2006년 귀국한 박씨는 요즘 어머니와 함께 하이마트에서 클래식 동호회 10여 개 팀과 만나 음악을 해설하고 같이 감상한다.

거기다 최근에는 경신중 등 대구지역 음악특별활동 학생들을 하이마트에서 지도한다. 박씨는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LP

레코드판 외에 CD를 트는 것 말고 감상실은 변한 게 없다”며 “외할아버지의 뜻 그대로 함께 음악을 나누는 공간을 지켜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씨의 아들(중1)과 딸(초등6)도 시킨 것도 아닌데 플루트와 어린이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다. 김씨는 “얼마

전 손자도 ‘크면 하이마트를 이을 수 있다’고 답했다”며 든든해 했다.

그리고 3대 박수원씨의 아내 이경은씨까지 피아니스트라 온집안인 음악인이니 참 대단한 인연들이다.

 

 음악감상실 전경

 입구

 

 

 대구 클래식 음악의 메카답다.

 

 

 

 

 

 

 

 

 3대인 오르가니스트 박수원씨와 그의 부인이신 피아니스트 이경은씨 

 

 

 

 

 

 소장하고 있는 클래식 LP판

 

 

 해설을 해주는 박수원씨

 실제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면서

 

 

 포즈를 취해주신 가족, 가운데가 2대 김순희씨, 왼쪽이 3대 박수원씨, 오른쪽이 며느리 피아니스트 이경은씨

 문틀에서 55년의 연륜이 묻어난다.

 

 55주년 기념 연주회 포스터

 

 

우리나라에도 돈보다 명예를 쫏아 3대째 가업을 잇는 명가들이 하나둘식 생겨나는게 보기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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