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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경기·인천

상암동 하늘공원 (02. 11. 13)

by 柔淡 2002. 11. 13.
수요일 오후. 하늘공원에 가다. 월드컵 기간중엔 가보지 못하고, 또 잘 꾸며져 있다는 소문을 듣고도

한참을 지나서 을씨년 스러운 겨울의 문턱에서 직장 동료들과 함께 운동겸 산책을 했다. 10여년 전

수색에서 일주일 정도 지낼때 난지도의 쓰레기냄새 때문에 잠못이루던 생각이 들어 염려스러웠지만

그런 염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공원의 생태해설을 듣는 중학생들과 사진을 찍는 작가들, 데이트를

하는 연인들, 손잡고 산책하는 노년의 부부, 운동을 하는 동네 아주머니들로 한껏 평화로운 분위기가

맴돌고 있었다. 갑자기 내려다 보이는 수백여대의 관광버스들, 한창 단풍이 절정일 때의 내장산 주차장

보다 훨씬 더 많아 보였는데 전국 농민대회에 참여한 농민들이 타고온 관광버스란다. 농민들의 희생위에

이루어진 우리나라의 부와 풍요가 갑자기 부끄러워 진다. 저분들도 더불어 잘사는 그런 시절이 빨리 왔으면

하는 무거운 기도를 마음속으로 되뇌어 본다. 갑자기사진을 찍기위해 셔터를 누르는 손이 무거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