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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부산·울산·대구·경상

450여년전의 애달픈 사랑을 형상화한 안동 월영교 (09. 11. 28)

by 柔淡 2009. 11. 30.

전통문화컨텐츠 박물관을 한시간 정도 돌아보고 나오니 점심시간이다.

이번 여행에서 안동의 유명한 먹을거리 세가지(간고등어, 안동찜닭, 풍산한우고기)를 먹을 예정인데 안동 간고등어 식당이

여기저기에 있지만 다음코스가 월영교라 월영교 바로옆에 있는 "양반밥상" 이란 식당에서 간고등어 정식을 먹었다.

간고등어 구이와 찜이 나왔는데 찜보다는 고등어구이가 내입맛에는 더 잘 맞았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바로 앞에 있는 월영교를 잠시 둘러보았다.

 

월영교 (안동관광 홈페이지 참조)

2003년 4월에 완공된 월영교의 명칭은 시민의 의견을 모아 댐건설로 수몰된 월영대가 이곳으로 온 인연과 월곡면, 음달골이라는

지명을 참고로 확정되었다. 낙동강을 감싸듯 하는 산세와 댐으로 이루어진 울타리 같은 지형은 밤하늘에 뜬 달을 마음속에 파고

들게 한다. 월영교는 이런 자연풍광을 드러내는 조형물이지만, 그보다 이 지역에 살았던 이응태부부의 아름답고 숭고한 사랑을

오래도록 기념하고자 했다.

먼저 간 남편을 위해 아내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한 켤레 미투리 모양을 이 다리 모습에 담았다. 그들의 아름답고 애절한 사랑을 영원히

이어주고자 오늘 우리는 이 다리를 만들고 그 위에 올라 그들의 숭고한 사랑의 달빛을 우리 의 사랑과 꿈으로 승화시키고자 한다.
- 위 치 : 경상북도 안동시 상아동, 성곡동 일원(헬기장↔석빙고)
- 관리자 : 안동시청 유교문화권개발사업단(856-3006)
- 현 황
. 길 이 387m 폭 = 3.6m
. 하부시설 : 교대 2개소, 교각 15개소
. 상부시설 : 아치트러스교, 목재바닥 16,609㎡, 목재난간
. 부대시설 : 팔각정, 점핑날개곡사분수, 조명시설, 계수기등
. 사업기간 : 2001.10.29 ~ 2003.4.19
    

그러면 일명 원이엄마의 편지로 알려진 이편지는 어떻게 발견되었고 그내용은 어떤지 알아보자.

 

이응태 부부의 사연은 1998년 5월 안동시 정상동 택지개발 때 이용태(1556~1586)의 무덤을 이장하다가 발견된 미투리,의복,형의 만시(輓時)등

유물과 함께 출토돼 450년만에 세상에 공개됐고, 현재 안동대 박물관에서 보관.전시하고 있습니다. 부인(원이 엄마)의 편지글은 '원이 엄마의

애절한 글'이란 제목으로 자연석에 새겨 정하동 귀래정 옆 녹지공원에서 제막되어 있습니다.

 

고성 이씨 이응태의 부인은 남편의 병환이 중해지자 자신의 머리카락과 삼줄기로 미투리를 삼는 등 정성을 다해 쾌유를 기원했으나 남편이 어린

아들과 유복자를 두고 떠나자 안타까운 마음과 사모하는 정을 가로 58cm, 세로33cm크기의 한지에 한글 고어체로 적어 관속에 넣었습니다.

이 편지는 사랑하는 남편을 먼저 보낸 한 여인의 애타는 그리움과 생전에 각별했던 애절한 사연이 담겨 있어 이를 보는 현대인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이 편지와 짚신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인터내셔널 판 2007년 11월호에도 세계인의 심금을 울린 바 있다. 

그 편지를 요즈음 현대어로 풀어쓰면 다음과 같다.

 

원이 아버지께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 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 하시더니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시나요
나와 어린 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시나요
당신 나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고,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나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수 없어요
빨리 당신에게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 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 주세요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갖 그 곳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 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 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 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병술 유월 초하룻날 집에서 아내 올림

 

월영교 전경. 이른아침 물안개 피어오를때나 야경이 멋지다는데 시간이 없어 낮에 찍을수 밖에 없었다. 

 

 

 

 

 

 여기는 안동댐의 보조댐이다.

 월영교 아래쪽. 도로를 확장하는 공사가 진행중이라 흙탕물이 인다.

 

 

 

 

 

 

 

 

 

 수자원 공사의 안동물문화관도 보인다.

 

450여년전의 애틋하고 애달픈 사랑도 아름답지만 그런 사연을 형상화해서 아름다운 다리로 남긴

안동시민들의 운치가 더욱 멋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