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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부산·울산·대구·경상

안동 봉정사 안의 또다른 보물, 영산암 (09. 11. 28)

by 柔淡 2009. 12. 2.

봉정사에는 국보와 보물들이 많아 자세히 살펴보다 보면 대웅전에서 오른쪽으로 100m정도 떨어져 있는 영산암은

못보고 지나치기 쉽다.

이곳은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이란 영화에서 노대사가 거처하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하면서 여기저기 암자를 돌아보았지만 이곳처럼 아늑하고 정겨운 곳은 아직 보지 못했다.

 

영산암 소개글

봉정사의 요사인 무량해회에서 동쪽으로 약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영산암의 '영산'이란 원래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법화경을

설(設)하시던, 인도 왕사성 근방에 있는 영축산을 말한다. 법화경을 설법하실 때의 그 모임을 일러 불교에서는 영산회상이라 이름하며

이 모임의 장면을 영산회상도라 하여 법당의 후불탱화로 많이 봉안된다.

 

봉정사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덕휘루를 통하여 대웅전과 극락전을 둘러보고 대부분 이곳을 찾지 못하고 돌아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음의 문을 열고 자연에 동화되며 산사의 고즈넉함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은 사립문을 지나 요사채 뒤쪽 산자락에 자리잡은 이곳까지

발길이 닿는다. 영산암의 출입문인 우화루 밑을 지나 암자의 안마당에 닿으면 고건축의 미학을 전혀 모르는 문외한도 우리 한옥의

아름다움과 다양한 표정을 담고 있는 마당의 멋스러움에 넋을 빼앗기게 된다.

 

마당의 가장자리에 자그마한 동산을 만들어 기암괴석을 옮겨놓고 그 위에 멋스럽게 휘어진 고목인 향나무와 관상수를 비롯하여 계절을

다투며 다양하게 피어나는 꽃나무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또한 각 건물에는 툇마루와 누마루 등이 설치되어 서로 끊어질 듯 이어져 있다.

이러한 것들의 다양함은 혼돈 속에서 새로운 질서를 재창조하는 신비감마저 느끼게 한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일반인들에게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찾고 이해하고 느끼는데 많은 도움을 준 유흥준 교수는 이 책 3권에서

봉정사 영산암 마당의 멋스러움을 건축가 승효상이 『내 마음 속의 문화유산 셋』이라는 문화칼럼에 연재한 기사를 인용하고 있는데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우리의 전통 음악에서는 음과 음의 사이, 전통 회화에서는 여백을 더욱 소중하게 여겼던 것처럼 전통 건축에서는 건물 자체가 아니라 방과 방

사이, 건물과 건물 사이가 더욱 중요한 공간이었다. 즉 단일 건물보다는 집합으로서의 건축적 조화가 우선이었던 까닭에 그 집합의 중심에 놓여

있는 비워진 공간인 마당은 우리 건축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며 개념이 된다. 이 마당은 서양인들이 집과 대립적 요소로 사용한 정원과도 다르며

관상의 대상으로 이용되는 일본의 정원과도 차원을 달리하는 우리의 고유한 건축 언어이며 귀중한 정신적 문화 유산인 것이다.

 

"또한 그는 봉정사가 가지고 있는 서로 다른 세 개의 마당 즉 대웅전 앞의 엄숙한 마당, 극락전 앞의 정겨운 마당, 영산암의 감정 표현이 강하게

나타난 복잡한 마당을 통하여 한옥의 멋스러움을 마당을 통하여 느끼게 해 준다.

 

영산암 내부 

영산암 올라가는 길의 단풍나무. 11월초에만 왔어도 단풍과 어우러진 풍경을 볼 수 있었을텐데.... 

 

 

 

 

 석등의 네모난 창을 통해서 보는 꽃이 아름답다. 아쉬운것은 꽃이 우리나라 자생종 이었으면 하는 바램이....

 

 

 

 

 마루가 묘하게 연결되어 있다.

 응진전의 단청이 고색창연하다.

 벽면에는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소박한 벽화들이 그려져있다. 호랑이

 사슴

 학

 용의 긂등이 있는데 용의 수염을 잡아 당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익살스럽다.

용의 입술이 얼마나 아팠을가?

 우화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