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중년 아저씨의 취미로 알토색소폰 배우기

柔淡 2011. 1. 18. 09:36

 

지금부터 10여년전인 2000년 가을 어느날, 직장에서의 일이 잘 안풀려 매우 상심해 있는 나에게 사랑하는 아내

데이지가 불쑥 색소폰을 하나 내밀었다. 평소에 색소폰을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었는데 남편인 내가

직장일로 마음아파 하니까 스트레스 받지말고 평소 배워보고 싶어하던 악기를 배우면서 마음을 달래보라고

내게 말도 없이 중고 색소폰 하나를 사온것이다.

 

그때는 군생활을 하던터라 그길로 바로 군악대로 달려가서 아들같은 병사에게 운지법, 소리내는 법을 배우고

그 군악대 병사가 숙제를 내주면 집으로 와서 열심히 연습한 다음 일주일에 두번씩 숙제검사를 받고 잔소리도 들어

가면서 정말 열심히 배웠었다.

음악에 대한 기초상식이 없으니 가르치는 병사나 배우는 나나 힘들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처음에는 소리도 낼줄

모르던 내가 6개월만에 미흡하지만 대니보이를 연주하는 실력이 되니까 가르치던 병사가 더 기뻐하던 생각이 난다.

 

그때 아내가 내게 사주었던 악기가 대만제 power beat라는 색소폰중에서는 이름도 없고 가장 저렴한 앨토색소폰이었다.

 

 

 

 

작년 6월쯤 영창악기에서 알버트웨버 소프라노 색소폰이벤트를 하길래 신청했는데 아쉽게도 선정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잠시 잊고 있다가 10월초에 예전에 가지고 있던 악기를 불어보려고 했더니 소리가 잘 나지 않는다.

자세히 살펴 보았더니 악기몸통 제일 윗부분 (넥이라고 한다)에 고리가 하나 있는데 그게 부러져서 부는힘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것이다.

색소폰을 다시 배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서 바로 악기상으로 가서 점검했더니 고쳐서 써도 되긴 되는데

수리비가 더 들겠단다. 하는수 없이 새 악기를 사야헸다.

돈이 많으면 처음부터 좋은 악기를 사면 좋겠지만 요즈음은 중국OEM제품도 소리가 좋다고 해서 저렴한 악기를

구입했다.

 

왼쪽이 새로 구입한 알토색소폰 

 

 

  

꼬박 10년을 쉬었더니 제대로 기억나는게 없다.  

바로 학원에 등록을 하고 두달 정도는 퇴근해서 매일 학원에 들러 한시간 이상씩 불어보고 집으로 갔는데

12월이 되니 연말모임이다 뭐다 해서 두번정도 밖에 가지 못했다.

색소폰은 소리가 아주 큰데 사는곳이 아파트라서 집에서는 도저히 연습을 할수가 없다.

학원에 다니시는 분들은 대부분 나같은 중년 남성들이고 1년정도 배우면 어느정도 연주를 할수있다고 한다.

 

새해 들어서 다시한번 심기일전해서 열심히 다니고 있는데 연말에 한달동안 빼먹었더니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다.

골프나, 사진 등등 취미생활 대부분이 그렇듯이  꾸준히 규칙적으로 열심히 해야 빨리 배울수 있는데

음악의 기초가 부족하고 리듬감각이 없는데다가 열심히 하지 않았으니 배우는 속도가 참 더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늘어가는 호흡법과 운지법으로 소리가 제대로 나는것 같아 배우는게 하루하루 즐겁다.

 

내가 색소폰을 제대로 배우려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은퇴후에 시골에 내려가서 살려고 하는데 지금현재의 취미인

사진찍기 한가지로는 부족할것 같아서다.

단기적인 목표는 열심히 해서 연말에는 나도 동호회의 연주회에 참석하는게 목표인데 제대로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