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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

팔불출 남편의 아내 솜씨자랑, 이바지와 폐백음식

by 柔淡 2011. 1. 20.

해마다 1월달에는 여기저기 셜경을 보러 다녔는데 올해는 유난히 눈이 많이 왔는데도 주말에 여행을

다니지 못한 이유가 있다. 옆지기 데이지가 지인 딸의 결혼식에 이바지와 폐백음식을 준비해 주느라

주말에 꼼작할수 없는 사정이 생겻던 것이다.

 

내가 직장일로 전라도 장성에서 3년정도 살때 평소 전통음식에 관심이 많던 데이지가 전남대 사회교육원에

다니면서 남도의 폐백음식을 배우더니 이곳 수지에 살면서는 전통음식연구로 유명한 윤숙자교수가 운영하는

종로의 한국전통음식연구소로 또다시 전통음식을 배우러 다녔다.

배우는 과목은 떡, 술, 혼례음식 등 평소에 집에서 별로 쓸모없는 것들이어서 난 별 관심없이 시큰둥했고

전통음식 배운다는데 맛있는것 안해주느냐며 투정아닌 투정을 했었다.

 

그런데 드디어 데이지가 실력을 발휘할 기회가 온것이다. 그동안 주말마다 나와 여행을 다니느라 사양해

왔던 혼례음식 만들기를 덜컥 해주겠다고 약속을 해버린것이고 난 속절없이 주말마다 발이 묶이고 말았다.

그리고 그와중에 1월 첫주에는 포천에서 군복무하는 둘째아들 면회도 다녀와야 했다.

 

1월초부터 재료를 준비하고 열심히 만들더니 드디어 1월 16일 아침에 완성을 했다.

만드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니 재료비도 재료비지만 오로지 수작업으로 만드는 혼례음식 만드는법이

참으로 시간도 많이들고 복잡하기도 했다.

 

먼저 결혼식전에 신부측에서 신랑집으로 보내는 이바지 음식이다.

 

 사과단자. 떡종류다.

모듬전

 문어

 삼계선과 북어 소고기찜

 전복초와 대하찜

 도라지와 인삼정과

 생선찜

 갈비찜

 도라지 짱아찌, 소고기장조림, 김짱아찌

 짱아찌 포장

 이틀동안 만든 위의 음식들을 정리해 놓은것

 음식들 포장하는것도 신경을 쓴다. 먼저 랩으로 한번싸고

 한지로 또다시 싸고

 

다시 보자기로 싼다.

 이렇게 포장 한 다음 다시 박스에 담는다. 한두가지 사진을 찍지 못한게 있다.

이바지 음식은 바로 먹을수 있도록 신선한 상태로 보내야 하기에 우선 재료를 잘 골라야 하고 보내는 날 이틀전부터 시작해서 꼬박

밤을 세워서 만든다. 데이지가 이런 음식을 잘 만드니 늘 집에서 맛있게 먹을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신경도 날카로워져 있고 밤새워 하는 일이기에 밥 차려 달라는 소리도 못한다. ㅎㅎㅎ

다행히 처제와 데이지 올케가 옆동네에 살고 있어서 많이 도와줬다. 그녀들이 없었으면 내가 꼼짝없이 끌려 들어가야 했을것이다. 

 

다음은 페백 음식이다.

 

 곳감오림. 곳감을 공예용 가위로 일일히 오려서 꽃처럼 만든다.

 대추고임. 대추마다 일일히 씨를 파내고 잣을 넣는다.

 구절판. 대추, 잣,, 은행, 오징어, 육포,다식, 생각부각,곳감호두말이 등등

 오징어 폐백닭. 오징어를 새의 깃털처럼 오려 삶은 닭위에 씌운다. 오징어 오리는게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

 육포, 백화점에서 육포용 고기를 사다가 집에서 말렸다.

이런 음식을 준비하는 동안 집안은 어지럽고 맛있는 음식냄새는 진동을 하는데 정작 내가 먹을건 하나도 없더라.

 

옆지기가 이런 전통음식을 배울때 웬 쓰잘떼기 없는걸 배우느라 돈과 시간을 많이 투자 한다고 속으로 툴툴거렸는데

이번에 제대로 해내는걸 보니까 투자한 보람이 있다는 생각과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나저나 우리집은 아들만 둘이니 저런걸 만들어서 신랑집에 보내는 기회도 없고.....  

그냥 내가 먹고싶은 음식이나 자주 만들어 달라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