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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대전·세종·충청

[서천]동백나무의 북방한계선, 마량리 동백숲의 처연한 아름다움

by 柔淡 2011. 5. 27.

동백은 모든이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는 꽃이다.

특히 많은 시인들이 동백에 대한 시를 썼다, 그만큼 시인들에게도 시적 영감을 불러 일으키는 모양이다.

 

동백은 주로 서남쪽 바닷가에 분포하는데 그중 이름난 동백숲은 강진 백련사, 거제 지심도, 광양 백운산,

고창 선운사, 그리고 서천 마량리 동백정의 동백숲이다.

 

마량리 동백숲

진초록 잎사귀 사이로 붉디 붉은 속살을 드러내는 동백꽃. 떨어져도 시들지 않고 함초롬한 자태를 그대로

간직해서 더욱 애닯게 보이는 동백꽃은 송이가 통째로 바닥에 떨어질 때는 사뭇 처연해 사무치는 애처로움과

슬픔으로 표현되어 지기도 한다.

서천의 마량리에는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500년 수령의 동백나무숲이 있다. 이 숲의 명칭은 “마량리

동백 숲”이며 조그만 동산으로 서천군의 서쪽 바다와 마주한 자리에 위치해 있다.

숲 정상의 동백정(冬柏亭)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중층(中層)누각이다.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정면 2째칸

누아래 기둥 사이로 오력도가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는 누를 지을 때 관람객을 배려한

프레임의 배치인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마량리 동백숲은 바다 반대편 동쪽에 위치한다. 동백숲 속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매우 좁아 초등학생도 허리를

숙이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잎과 가지가 무성하다.

잔뜩 허리를 숙이고 들어선 오백년 동백나무 숲은 500년의 세월을 말하듯 나뭇가지가 굵고 부챗살처럼 넓게

퍼져 있다. 서해바다의 세찬 겨울 풍파를 견디며 3월부터 4월까지 유난히 붉은 꽃을 피우는 이곳에 들어서면

밖과는 사뭇 다른 감흥을 느끼게 하는데 때가 꽃이 지는 시기인 5월까지도 듬성 듬성 피어난 동백 꽃이 제철인

듯 피어 있어 숲으로 들어온 사람들을 늦은 봄까지 반긴다.

 

 

 동백꽃은 나무에 피었을때보다 이렇게 떨어져 있는게 더 처연해 보인다.

 그리고 늘 이 시가 생각난다.

 낙 화

                              이 형 기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이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여기에 갔던때는 여름장마처럼 굵은 빗줄기가 쏫아졌다.

 

 겨우 카메라를 꺼내들고

 비오는 동백정을 올라간다.

 

 

 3~4월이 제철인데 조금 늦게 왔다.

 

 

 

 

 풍어제 사당

 비를맞고 피어있는 동백꽃이 함초롭다.

 

 떨어져 있는 동백꽃 한송이가 정말 어여쁘다. 

 수령 500년이 지난 동백의 북방 한계선, 이렇게 얽히고 설킨 줄기와 가지들이 연륜을 말해준다.

 내려가는 길에는 멋진 소나무 숲

 

 

 

 동백정 앞의 오력도

 

 

동백정에는 올때마다 날씨가 도와주질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동백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