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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강원

[강릉]천상의 배추밭에서 일출을 만나다 - 안반덕

by 柔淡 2011. 9. 1.

지난 8월은 내게 1년중 가장 바쁜 한달이었다.

데이지는 임플란트 수술중에 왼쪽발등 골절로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회사에서는 중요한 일이 있어서

여름휴가를 가지도 못했다.

그러다 보니 남은 연차휴가 5일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반납할 처지가 되어서 지금까지 33년 직장

생활중 한꺼번에 5일을 연이어 휴가를 내어 제주도도 다녀오고 휴가 마지막날인 8월 31일엔 강릉의

안반데기를 다녀왔다.

8월 첫주말에 태백의 고냉지 배추밭 매봉산과 귀네미 마을을 다녀왔었는데 내심 8월중에 우리나라

고냉지 배추밭중 가장 크고 일출이 아름다운 강릉 왕산의 안반데기를 다녀와야 하겠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기회가 온것이다. 마침 데이지도 기브스를 풀고 물리치료 중이라 위로 여행겸 많이 걷지

않아도 되는 안반데기가 적당할것 같았다.

 

일기예보에는 구름이 많고 흐리다고 나오는데 일단 가기로 마음먹은 터라 집에서 새벽 세시에

출발을 했다. 네비에는 새벽 여섯시에 도착예정이라는 안내문구가 뜬다.

일출이 여섯시 전후이니 적당할 것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달려갔는데 아뿔사, 안반데기 입구인

대관령면 아래 용평에 도착하니 짙은 안개로 2~30m 앞도 안보인다.

안반데기는 해발이 높으니 혹시 구름위에 설지도 모른다는 가냘픈 희망을 갖고 드디어 안반데기

입구에 도착했다,

희망대로 안반데기에 올라서니 문득 구름이 보인다. 안반데기 포인트인 풍력발전기가 있는

정상으로 가보니 평일인데도 승용차가 10여대 넘게 주차해 있고 배추를 실으러 온 트럭과

사진찍으러온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그모습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우리부부만 온줄 알았다.

 

나도 주차를 하고 장비를 챙겨 전망이 좋은 정상부로 갔는데 마침 그곳이 배추를 출하하는

날이라 작업하는 인부들이 꼭두새벽부터 작업중이었다. 

포인트에 서서보니 이미 단체로온 사진사들 여러명이 작업하는 사람들 옆에서 사진을 찍고있다.

남들은 힘들여 작업하는데 바로 옆에서는 사진찍는다고 난리를 치고 있으니 사진 찍으러온  

내가 민망해진다. 인부들 옆에서 사진찍는 사람들은 포토라인이라는 개념도 없는 얼치기 

사진작가들인 모양이다. 내사진기에 그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이런곳에 사진 찍으러 올때마다 마음속에 갈등이 생긴다.

아름다운 사진을 찍고싶은 마음과 인간에 대한 예의, 어느것이 우선인지...... 

 

 일하시는 분들은 힘들겠지만 떠오르는 태양과 일렁이는 구름위에서 등이 구부러진 모습으로 작업하시는분의 모습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처음 도착해서 잡은 앵글이다.

 열심히 작업중인데

 작업하는 안쪽 배추밭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는 사람들

 

 왼쪽에서는 열심히 작업중이다. 갑자기 사진 찍으러온 내가 민망해진다.

 이들은 포토라인 개념이 없나보다. 뒤쪽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 아랑곳 하지 않는다.

 결국 이들이 안보이는 다른 방향으로...

 

 

 

 일출을 찍으려는데 내 앵글로 이드르이 모습이 또 들어온다.

 

 

 

 

 일출을 제대로 담으려니 배추의 모습이 제대로 표현이 안된다.

 

 

 배추를 표현하면 태양이 흐려지고....

 

 

 

 

 운해는 점점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너무나 아름답고 감동적인 광경인데 내년에는 다시갈까 말까 망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