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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경기·인천

안성에도 동피랑 같은 그림마을이 있다. (09. 10. 17)

by 柔淡 2009. 10. 19.

안성시청에서 안성을 잘 소개한 우수블로거로 선발,  홍보 블로거로 위촉장을 받고 안성을 팸투어 하는날,

아침부터 가을답지 않게 굵은 빗줄기가 쏟아진다. 수지 집에서 조금 일찍 출발해서 안성시내를 요기조기

둘러보고 시청에 도착하니 담당하시는분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준다.

 

첫번째 코스는 중앙대 안성캠퍼스 정문을 들어가자마자 왼쪽에 있는 안성맞춤 박물관인데 여기는

지난8월말에 다녀와서 포스팅란게 있으니 생략하고 두번째 코스인 금광면 복거리 마을에 대해

포스팅 하려한다.

 

지난 8월에 안성 금광저수지 옆에 있는 관광공사 지정 굿스테이 숙소인 안성비치호텔에서 하루를 묵으면서

이마을 앞을 여러번 지나쳤었는데도 이런 마을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우선 매스컴에 소개된 복거리 마을에대한 소개글을 인용해 본다.(뉴스앤 조이)

 

경기도 안성(금광면 신양복리)에 가면 집집마다 호랑이가 사는 마을이 있다. 이름은 복거마을. 이 마을에는 요즘 유행하는

수수께끼가 있다. "우리 마을엔 호랑이가 도대체 몇 마리나 살고 있을까". 어떤 집엔 다섯 마리, 어떤 집엔 세 마리, 어떤 집엔

한 마리, 마을 회관 근처엔 수십 마리 등등. 아직도 그 수수께끼는 풀리지 않았다.

무슨 일이냐고. 평균 연령대가 칠순과 팔순인 시골 마을에 때아닌 '미술 바람'이 불었다. 안성에 있는 문화 예술 공간

'소나무 갤러리'(http://www.sonahmoo.com)에서 일을 내버렸다. 소나무 갤러리에서는 '아름다운 미술 마을 만들기

'(안성시와 두리마을 운영위원회 주최)를 어떤 마을에 실행할까 하다가 '복거마을'을 선택했고, 무슨 주제로 할까 연구

하다가 '호랑이가 살던 마을'로 잡았다.

이 마을에서는 왜 호랑이를 기다리지?

'호랑이가 살던 마을', 이유가 분명히 있다. 복거마을은 옛날 조선 시대엔 '호동(虎洞)' 또는 '복호리(伏虎里)'라고 불리던

마을이다. 마을 뒷산이 마치 호랑이가 엎드려 있는 형상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후 복호리가 '복거리(福巨里)'로

바뀌어 지금까지 내려왔다.

주제가 '호랑이를 기다리며'다. 호랑이가 살던 마을에서 호랑이를 기다린다는 이야기다. 이 시대에 조그만 시골 마을에서

호랑이를 기다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크게 두 가지다.

첫째, '호랑이 담배 피는 시절'과 같은 말처럼 우리의 옛 시골 정서가 다시 살아나는 마을이기를 기원하는 것. 호랑이가

마을에도 나타났던 옛 시절, 서민들이 오순도순 나누며 살던 시골 마을의 인심, 나아가 공동체성과 인간성이 회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둘째, 건강한 생태계의 회복을 기원하는 것. 호랑이가 살 정도의 생태계라면 얼마나 친환경적일까. 호랑이가 실제로 살 수도

있을 만큼의 생태계를 복원해보자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마을 곳곳에 호랑이가 이렇게나 많이 살다니!

의미만 거창하고 실속이 없느냐. 결코 그렇지 않다. 미술 마을이라고 하니 호랑이 그림 몇 개 그려 놓은 거 아니냐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마을 곳곳에 오목조목 알뜰살뜰 호랑이들이 살게 해놓았다. 마을 회관에 비치된 마을 안내 지도엔 자그마치 작품

위치 번호가 52개나 된다.

마을 회관 지붕엔 호랑이 철 조각이 있다. 회관 앞엔 마을 수호신처럼 대형 호랑이 구조물이 서 있다. 회관 앞 광장엔 호랑이 펜스

가 몇 개나 있다. 어떤 집엔 호랑이 그림이 벽에 있다. 어떤 집 담 위엔 소형 호랑이 조각상이 몇 마리가 있다. 어떤 집 지붕엔 호랑이

조각상이 앉아 있다. 어떤 집엔 호랑이가 굴에서 나오는 그림이 있는데, 그 굴속엔 호랑이가 도대체 몇 마리가 사는지 모른다.

이 작업에 투여된 인원만도 총 200여 명. 실제 조성 기간만 7개월(올해 1월~7월). 이 작업에 전문 작가 7명 이내, 중앙대학교 조소과

학생들, 한남대학교 회화과 학생들, 중앙대학교 조소과 환경디자인팀, 국제워크 캠프 기구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했다.

오죽하면 이 마을 어르신들이 마을이 생긴 이래 최대로 큰 행사라고 했을까.

마을 어르신들, '퇴물'에서 '현역'으로

이러한 작업 규모보다 더 뜻있는 일이 있다. 바로 마을 어르신들이 이 작업에 참여한 것. 마을 회관에 모여서 직접 호랑이 그림, 꽃 그림 등을

그렸다. 평생 처음 해보는 미술 작업이었지만, 자신들의 손으로 예술 작품을 만들어보는 기쁨에 잠 못 이룬 할머니도 있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을 모델로 자신의 집 벽에 페인팅한 집도 여럿 있다.

처음엔 이 작업에 반대를 표하던 어르신들도 시간이 갈수록 미술 작업팀과 하나가 되어 열심히 해냈다. 마당을 쓸고 거름더미를 치우고 마을

거리를 정리정돈했다. 미술 작품이 행여나 손상될까봐 노심초사 하기도 했다. 마지막 마을 잔치에는 할머니들이 손수 티셔츠를 맞춰 입고 나와

'소양강 처녀' 등의 축하곡으로 자축하기도 했다.

어르신들의 눈에 생기가 돌았다. 자신들이 소위 '퇴물'인 줄만 알았는데, 자신들의 힘으로 미술 마을을 만들어냈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자신의 손자들이 마을에 놀러오면 손자들을 데리고 다니면서 일일이 설명을 해준다. 사실은 자랑이라고 해야겠지만. 이제 마을에 누군가가 놀러

오면 말해줄 스토리가 생겼다. 이젠 누군가가 자신들의 마을에 놀러왔으면 하고 은근히 바란다.

7개월 동안 작업하던 팀들과도 친분이 남다르다. 처음에 서먹서먹하던 어르신들과의 관계는 이제 같은 식구라는 데까지 갔다. 소나무 갤러리

최예문 대표가 마을에 뜨면 마을 어르신들이 서로 "아, 선상님. 우리 집에서 뭐 좀 잡숫고 가셔. 빨랑 와" 하고 잡아끈다. 이걸 고사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한다. 그들의 말대로 "세 계절(겨울, 봄, 여름)을 같이 보낸 지난 7개월이 서로에게 행복이었다"는 것은 빈말이 아니었다.

지난 7개월 동안 '호랑이'가 이 마을에 살고 있었던 셈이다.

이 작업을 지휘한 최예문 대표의 심정은 그것을 말해준다.
"마을에 오는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전문 인력과 뭔가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과 프로그램이 절실합니다. 이 마을에 슈퍼마켓 하나 없다는

것도 큰 아쉬움입니다. 실제로 마을어르신들의 소득 창출에 도움이 되어야겠죠."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해졌다. 이 마을에 찾아가서 호랑이가 몇 마리 사는지 세어보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는 그 호랑이를 각자의 집에

데려가는 일만 남았다.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쪼개어 우리 일행들에게 복거리마을에대해 설명해주러 오신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최예문 관장님

 그림글자, 한문으로 복거리라고

 반사경도 호랑이 형태

 다양한 형태의 달리는모습을 이미지화 

 벽을 뚫고 나오는 호랑이

 400여년이 넘었다는 느티나무. 마을의 역사가 400년이상 되었다는 소리

 

 

 호랑이가 나오는 반대편 벽에 들어가는 호랑이 꼬리가 보인다.

  마을 의 가정집 담장, 길가 여기저기에 호랑이가 어슬렁거린다. 정말 몇마리나 될까?

아쉬운 점은 이런 작은 호랑이를 가져가거나 깨버리는 사람들이 일부 있다는것.

 

 이집은 오리가 더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이집벽의 호랑이는 고양이처럼 보인다. 

 실존의 감나무와 벽에 그린 감나무 둥치가 묘하게 어울려 한그루처럼 보인다.

 

 화장실 벽에도

 마을회관 옥상에 올라가면 마을전체가 보인다.

 

 소문을 듣고 찍으러 오신 진사님도 계시고

 알록달록한 지붕은 원래대로라 한다.

 새삭을 형상화 시킨 죽순처럼 보이는 대나무 구조물

 고장난 농기계 부품, 못쓰는 그릇, 농기계 등 고철로 만든 호랑이.

처음에는 어르신들이 보기 싫다고 치우라 했는데 지금은 명물이 되었단다.

 

 

 마을회관 전경

 지난 6월말에 완성 되었으니 4개월째다.

 

 설명서도 붙어있고

 마을지도를 도자기 판화로 구워 벽에 걸었다. 굉장히 어려운 작업이라는데 마으의 구석구석까지 잘 나와 있다.

  

 무당벌레들도 소풍을 가는지...

 

 마을회관 앞집 지붕에는 우리민화에 나오는 인상좋은 호랑이가

 닭과 마주보며 앉아있고

 두루미 한쌍도 정겹게 서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마을 어르신드의 사진으로 장식한 담벽

 

 

 

 이철 조각 작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맞춰 보세요.

 

 원으로 호랑이를 형상화

 이집 할아버지가 직접 그리신 그림.

 

 

 소를 그린 그림인데 소의눈은 창문을 그대로 이용했다고.

 이집에 사시는 노부부. 그림과 조각답게 배추밭도 아주 깔끔했답니다.

 

 

 비가 오니 호랑이 콧잔등에도 땀이 맺히네요.

 어르신들이 직접 그려만든 판화

 

 명패

 

 

 

 이담장의 그림도 이집에 사시는 할머니가 직접그린 그림이랍니다. 

 

이마을을 한시간 반정도 불러보고 마음이 흐뭇해 졌습니다.

미술가들, 학생들, 그리고 마을 어르신들이 함께 완성하셔서 더욱 듯이 있는것 같습니다.

긴글 읽으시느라 수고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