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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대전·세종·충청

[단양]정말로 찍기 어려운 도담삼봉의 일출과 물안개

by 柔淡 2010. 11. 6.

지난주에는 주중의 백령도여행에 이어 주말에는 제천을 다녀와야 했다.

친한 고향친구가 며느리를 본다니 직접가서 축하를 해줘야 하기에 고등학교때부터 친했던 악동 친구들이 하루 전날부터 모이기로 했다.

모임은 토요일 저녁이라 이른 새벽부터 단양과 제천의 명소를 돌아보고 저녁 모임시간에 맞춰가기로 했다.

제일먼저 기억에 떠오른곳이 도담삼봉의 일출이다. 일출시간에 맞춰 집ㅂ에서 출발했는데 현장에 도착해 보니 이미 해가 조금 떠오르고

있었고 수많은 진사님들이 중요한 포인트를 차자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따라 구름도 잔뜩 끼어 있었고.

 

단양팔경 중에서도 제1경으로 손꼽히는 도담삼봉은 일찍이 조선 개국공신이었던 정도전의 유년시절을 함께해 준 훌륭한 벗이자

퇴계 이황 선생의 시심(詩心)을 흔들어 놓은 명승지이기도 하다. 원래 강원도 정선군의 삼봉산이 홍수 때 떠내려와 지금의 도담삼봉이

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여기에는 또 하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당시 정선군에서는 단양까지 흘러들어온 삼봉에 대한 세금을 부당하게 요구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때 어린 소년이었던 정도전이 기지를

발휘해“우리가 삼봉을 정선에서 떠내려 오라 한 것도 아니요, 오히려 물길을 막아 피해를 보고 있어 아무 소용이 없는 봉우리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으니 도로 가져가시오.”라고 주장하여 세금을 내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훗날 정도전은 호를 삼봉이라고 지을 정도로 도담삼봉에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세 개의 커다란 봉우리가 단양까지 흘러들어온 깊은

사연을 알 수 없지만 팔도강산에 더욱 아름다운 풍광을 더하고자 했던 하늘의 뜻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그렇게 이야기를 듣고보니 남한강의 푸른 물결을 비단삼아 두르고 있는 도담삼봉의 모습이 더욱 신비로우면서도 고혹적으로 보인다.

도담삼봉은 당당한 풍채가 돋보이는 남편봉을 중심으로 아담한 모양새의 처봉과 첩봉이 양옆을 지키고 있는데 특히, 남편봉은 삼도정

이라고 불리는 육각정자를 멋들어지게 쓰고 있어 더욱 그윽한 운치를 자아낸다.
도담삼봉에서는 풍광을 감상하는 즐거움 말고도 또 하나 신바람나는 볼거리가 있는데 바로 노래반주에 맞춰 춤을 추는 음악분수대이다.

누구라도 원하는 곡을 선택해서 멋지게 노래를 부르면 거기에 맞춰 물줄기가 이리저리 춤을 춘다.
때로는 어느 시인의 주옥같은 시 구절이 되어주고, 때로는 팔도를 유람하는 묵객들의 그림이 되어 주기도하며, 마음의 여유를 잃은 사람

들에게는 아름다운 쉼표로 남는 도담삼봉. 그 황홀한 풍광 속에 거침없이 뛰어들고 싶다.

 

도담삼봉을 만난 퇴계 이황은 시 한수에 그 아름다움을 적어 노래했다.

山明楓葉水明沙 (산명풍엽수명사)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
三島斜陽帶晩霞 (삼도사양대만하)          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
爲泊仙橫翠壁 (위박선사횡취벽)             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 적에
待看星月湧金波 (대간성월용금파)          별빛 달빛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

2009년 10월초, 금년 1월말에 이어 세번째 오지만 이시기에 피어오르는 물안개나 일출을 이번에도 제대로 찍지 못했다.

언제 또 기회가 있으려는지....

 

 가운데 있는 섬의 좌측이나 우측에 해가 걸리도록 위치를 잡아야 하는데 거긴 이미 수많은 진사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어느 사진 동호회에서단체로 와서 이른 아침부터 뱃사공을 섭외해서 배를 이리저리로 오가도록 연출하고 있었다.

 

 

 

 약간의 물안개와 나룻배

 

 

 

 

 기온차가 높지않아 물안개가 엉성하다. 

 

 

 

 

 해가 조금 더 높이 떠오르자 물안개가 그럴듯해 보인다.

 

 

 

 작년 10월초에도 실패했고

 금년 1월말에도 제대로된 일출을 찍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