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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서울·경기·인천

[화성]바다의 추억을 간직한 바람이 머무는곳, 우음도

by 柔淡 2011. 2. 21.

우음도,

한때는 섬이었던 이곳은 시화방조제가 완공되면서 느닺없이 육지가 되었지만 아직도 육지속에 고립된

섬 아닌 섬으로 남아있어 뭔지모를 쓸쓸함과 추억이 묻어나는 느낌을 갖게 하는곳이다.

나야 실제로 30여년전 이곳이 섬이었을때 와본적이 있으니 추억이 남아 있지만

이곳에 처음와보는 데이지는 그 쓸쓸한 풍경을 너무 좋아한다.

내 추억이래봐야 30여년전 나는 궁평리 소대장으로 근무했고 친구가 오이도 담당 소대장이었을때

이곳에 잠시 와봤던 잊혀버릴수도 있는 정말 사소한 것이지만....

 

네비에도 가는길이 나와있지만 지금 한창 인천과 평택을 연결하는고속도로 공사중이라 우음도로 들어가는 길은

조금 어수선하고 산만했다. 

그러나 한때는 갯벌이었던 드넓은 벌판에 무릎높이의 풀들이 바람에 몸을 눞힌 사이로 몇그루의 버드나무들이

듬성등성 서있는 풍경은 가슴이 탁트이면서도 뭔가 모를 쓸쓸함이 묻어나온다.

 

이 풍경을 보는 순간 김수영시인의 "풀" 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풀   

김수영 시인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거대한 뿌리, 민음사, 1974>

 

 

 

 

 

 

 

 

 

 

 

 

 

 

 

 

 

 

 

 

 

 

 

 

 

 

 

 

이런 멋진 풍경도 개발 논리에 밀려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는게 마음을 무겁게 한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세계적 회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이곳을 위락관광시설로 개발할 예정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