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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광주·전라

[장성]남도단풍의 명소 백양사에서도 첫손 꼽히는 쌍계루 단풍

by 柔淡 2011. 11. 7.

남도 단풍명소 중에서도 첫손에 꼽히는 곳이 내장사와 백양사의 단풍이다.

여기 단풍을 제대로 감상하려면 내장산과 백양산을 종주해야 하는데 일곱시간정도 등산을 하고

하산해서는 백양사와 내장사를 둘러 보아야 하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백양사나 내장사중 한군데를

먼저 둘러보고 17km 떨어진 두 절집 사이를 차를 타고가서 안본 절집의 단풍을 둘러보고 한다.

  

나는 먼저 백양사의 단풍을 둘러 보았는데 등산을 할때는 백학봉 - 영천굴 - 약사암 구간이 좋고

걸어서 볼때는 절집과 부도전 일대, 그리고 관광호텔부터 쌍계루에 이르는 도로구간이 좋은것 같다.

앞서 소개한 큰도로에서 백양사 쌍계루까지의 단풍도 좋지만 그중에서도 으뜸은 연못에 비친

백학봉과 쌍계루의 반영이다.

 

<  글쓴이 : 내장산국립공원백암사무소 자원보전과 이기구> 님이 쓰신글을 소개한다.

백양사를 대표할 만한 장소 중 하나가 바로 쌍계루입니다.

백양사의 산문을 알려주는 일주문 지나 약 1.5km의 탐방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발견할 수 있는

쌍계루는 맑은 계곡과 백암산 백학봉과 어우러진 절경으로 일찍이 대한8경의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 곳입니다.

쌍계루가 백양사에 처음 건립된 것은 고려시대인 1350년으로 각진국사가 당시 정토사(지금의 백양사)를

중창하면서 건립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후 1370년 대홍수에 휩쓸려 내려간 것을 각진국사의 제자이자

조카인 청수스님이 1377년 복원하였고 몇 차례의 중수를 거치다가 6.25때 완전히 소실되었던 것을 1985년

복원하였으며 현재의 건물은 2009년 다시 해체 보수 한 것입니다. 그러한 이유로 현재의 쌍계루 건물은

건축학상이나 미술사적으로 큰 가치를 지니고 있지는 않으며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백학봉과 어울려진 쌍계루는 일찍부터 옛 문인들의 시문을 남긴 곳으로 그 문화적 가치는 높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을 갖추고 2층 누각 형태인 쌍계루는 그 형태나 위치로 보아 다른 사찰에서는

좀처럼 유래를 찾기 어려운 건물입니다. 또 그 명칭을 짓는 과정도 다른 누각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 각진국사가 누각을 건립하였을 때는 특별한 명칭을 갖지 못하였으나 청수스님이 복원하면서 당시 유명한

문사들에게 그 이름을 지어줄 것을 청하였습니다. 먼저 그 청을 받은 사람은 삼봉 정도전선생이었습니다.

정도전선생은 청수스님의 부탁을 받고 『정토사교류기』를 남겼습니다. 그 후 다시 목은 이색선생이 누각의

좌우에서 두 갈래의 물이 흘러와 하나로 합쳐진다고 해서 “쌍계루”라 짓고 『쌍계루기』를 남기게 됩니다.

이색선생에 의해 이름은 얻게 된 쌍계루는 다시 목은 정몽주선생이 『쌍계루』라는 칠언율시의 남기면서 더욱

더 그 이름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이후 많은 문인들이 쌍계루에 올라 목은 선생의 시에 차운하면서 수많은

시들을 남긴 것이 지금도 삼봉, 목은, 포은 선생의 시문과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중건하여 새로워진 기둥과 기와로 고풍스러운 멋은 사라진 쌍계루지만 지금도 누각에 올라 백암산의 청명한

 바람을 맞으며 포은 선생의 한시를 읊조리면 옛사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雙溪樓(쌍계루) ---- 포은 정몽주 

求詩今見白巖僧把筆沈吟愧不能     지금 시를 써 달라 청하는 백암승(白岩僧)을 만나니, 붓을 잡고 침음(沈吟)하면서 재주 없음 부끄럽구나.

淸叟起樓名始重牧翁作記價還增     청수가 누각 세워 이름이 이제 무겁고, 목옹(牧翁 이색)이 기문을 지어 값 더욱 더하네.

烟光縹緲暮山紫月影徘徊秋水澄     노을빛 아득하니 저무는 산이 붉고, 달빛이 배회하니 가을 물이 맑구나.

久向人間煩熱惱拂衣何日共君登     오랫동안 인간에서 시달렸는데, 어느 날 옷을 떨치고 자네와 함께 올라 볼까

 

고려시대때부터 이렇게 이름난 쌍계루이니 그 절경은 새삼 칭송하기가 어렵다.

단풍철이 되면 전국각지의 진사님들이 이 절경을 찍으려고 구름떼 처럼 모여드는데 내 실력도 부족하고

올해는 아쉽게도 가을 가뭄이 심해 쌍계루앞 연못의 물이 많이 줄어서 그리 아름다운 풍경을 찍지는 못했다. 

 

백학봉과 쌍계루를 한장에 제대로 담으려니 세로로 찍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