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백산에서 한시간 이상을 기다렸지만 안개가 걷히지 않아 쓰린가슴을 안고 내려와 어상천으로 간다.
어상천은 단양에서도 상당한 오지지만 내게는 초등학교 1학년 몇달을 다닌 추억이 깃든 곳이다.
어린시절 전근이 많았던 아버님을 따라 초등학교를 다섯곳이나 다녔고 어린나이에 새로운 곳에서 적응하느라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인생은 돌고 도는것,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직업군인으로 지냈던 25년동안 나의 두 아이도 초등학교를
서너군데 다니고 중학교까지 전학을 다녀야했는데 그때마다 잘 적응해줘서 겉으로 표현은 안했지만 마음속
으로는 대견한 생각이 들곤했다.
역마살이란게 운명에 미리 점지되었는지 이제는 한곳에 정착을 했으면서도 옆지기 데이지와 휴일이면 카메라
가방을 메고 전국 각지를 떠돌곤한다. 이런 방랑벽은 아마 나이들어 스스로 운전을 할수 없을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단양에서 어상천 가는길은 남한강 상류를 거슬러 올라가다가 좌회전을 해서 남한강을 가로지른다.
충청북도 단양군의 북쪽에 위치한 면으로 면 소재지는 임현리이다. 소백산맥의 영향으로 면 전체가 험준한 산지를
이루며 삼태산 · 갑산 · 가창산 등이 있다. 북부 산지에서 발원한 임현천과 연곡천이 남동류하여 남한강으로 흘러든다.
남한강과 직접 접하지 않는 산간지역으로 면지역 전체가 석회암 지대의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이다.
현재 면은 임현 · 연곡 · 석교리 등의 8개 법정동을 관할하고 있다.
물매화는 석회암성분이 많은 습지에서 피어나는데 중요한것은 어상천은 면전체가 석회암지대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물매화가 피어있는 지역은 도로를 개설하며 생겨난 절개지 경사면이다.
평창 대덕사 계곡의 물매화보다 꽃이 작고 그곳엔 무더기로 피어나는데 비해 여기는 한송이씩 피어난다.
아마 토지의 비옥도에 따른 차이같다. 립스틱 물매화는 몇송이 보이는데 많이 귀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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