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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제주

[제주]늘 그리운 바다, 성산포 1 - 성산일출봉

by 柔淡 2012. 11. 15.

구좌읍 행원리 스마트그리드 종합홍보관에서 성산포까지는 15분 정도 걸린다.

제주에 갈때마다 성산포에 오는데 매번 성산일출봉에 오르지는 못한다.

특히 데이지와 함께 올때는 등산을 싫어하는 데이지가 오르길 싫어해서 주변을 맴돌다 광치기 해변에서

전체적인 모습만 찍고온다. 이번에는 시간이 충분해서 성산포의 모든것을 담아봤다.

 

여기에 올때마다 생각나는것은 이생진 시인의 그리운바다 성산포라는 연작시다.

3년전에도 한번 소개를 했는데 다시한번....

 

 

 

 

 

 

 

 

 

그리운 바다 성산포 1


                                  지은이 이생진

 

아침 여섯시
어느 동쪽에나 그만한 태양은 솟는 법인데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다고 부산 피운다
태양은 수만 개 유독 성산포에서만
해가 솟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은 무슨 이유인가
나와서 해를 보라


하나밖에 없다고 착각해온 해를 보라

성산포에서는 푸른색 외에는 손을 대지 않는다
설사 색맹일지라도 바다를 빨갛게 칠할 순 없다
성산포에서는 바람이 심한 날
제비처럼 사투리로 말을 한다
그러다가도 해가 뜨는 아침이면
말보다 더쉬운 감탄사를 쓴다
손을 대면 화끈 달아오르는 감탄사를 쓴다

 

성산포에서는 남자가 여자보다
여자가 남자보다 바다에 가깝다
술을 마실 때에도 바다 옆에서 마신다
나는 내 말을 하고 바다는 제 말을 하고
술은 내가 마시는데 취하기는 바다가 취한다
성산포에서는 바다가 술에 더 약하다

 

맨 먼저 나는 수평선에 눈을 베었다
그리고 워럭 달려드는 파도소리에 귀를 찢기웠다
그래도 할 말이 있느냐고 묻는다
그저 바다만의 세상 하면서 당하고 있었다
내 눈이 그렇게 유쾌하게 베인 적은 없었다
내 귀가 그렇게 유쾌하게 찢어진 적은 없었다

 

모두 막혀 버렸구나
산은 물이라 막고 물은 산이라 막고
보고 싶은 것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차라리 눈을 감자
눈감으면 보일꺼다
떠나간 사람이 와 있는 것처럼 보일꺼다
알몸으로도 세월에 타지 않는 바다처럼 보일꺼다
밤으로도 지울 수 없는 그림자로 태어나
바다로도 닳지 않는 진주로 살꺼다

 

 

 

 

 

 

 

 

 

 

 

 

 

 

 

 

 

 

 

 

 

 

 

 

 

 

 

 

 

 

 

 

 

점심시간 직전이라 수학여행단과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번에 몰려서 

너무 복잡하다.